경영위험 분산 및 기업가치 향상 추구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아이에프씨가 기지개를 켠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1일 금속주조와 자유단조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주)현대아이에프를 설립한다. 자회사 신설은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현대제철은 사업의 분리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사업부문별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인다. 이에 따라 사업 특성에 맞는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게 된다.

사업부문을 신설회사로 물적분할하는 이유는 또 있다. 경영상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출구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원재료 단가 상승 및 자회사들의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에 미리 위험 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다.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좌) 정의선 수석부회장(우) (사진 =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좌) 정의선 수석부회장(우) (사진 = 현대제철 제공)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한때 톤당 120달러까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또, 봉형강 부문에서도 하반기 건설수요 부진 심화로 철근·형강류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판매단가가 하락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3% 감소한 20조 5,126억원, 영업이익은 67.7% 감소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p 낮아진 1.6%를 기록했다. 순익의 감소폭은 더 크다. 순익은 256억원으로 전기 4,079.5억원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세계적인 철강 수급 불안정 등 어려운 환경에도 글로벌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로서의 역량을 집중해 미래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대한 소재·부품 인증 확대에 나서 2020년까지 247종의 강종을 개발 완료하고 고강도·내마모성 강재 신규 브랜드 'WEAREX'를 통해 고성능 자동차 구동부품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사에 대한 공급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설비 신예화 및 신규 투자도 진행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1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소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냉연설비 합리화를 추진하는 한편, 2021년 1월 양산을 목표로 체코 오스트라바시에 핫스탬핑 공장을 신설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소재 부문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올해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100만톤까지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조기술 고도화 및 제조공정의 스마트화도 추진한다.

부생가스 재활용률 향상·폐열 회수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바탕으로 저원가·고효율 제철소를 구현하는 한편, 전 공정을 아우르는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분석 기반을 고도화하고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전사적인 혁신을 통해 '스마트 엔터프라이즈'의 기반을 구축한다. 시스템·인프라 등 프로세스 전 부문에 걸친 스마트화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올해에도 전세계적인 제품 수급 불균형과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리스크가 겹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 및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변화추진 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위기에 강한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현대제철의 당면과제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에도 자회사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1월 현대파워텍이 현대다이모스에 피합병됐으며 현대다이모스가 현대트랜시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3월에는 현대오토에버를 상장했으며 7월에는 아토즈서플라이서비스의 지분을 매각했다. 9월에는 동북선경전철을 동북선도시철도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는 기아자동차로 현재 현대제철의 자회사는 22개이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와 고로 제강을 통해 철근, H형강, 강관, 자동차부품, 열연, 냉연코일 및 후판 등을 생산해 건설, 자동차 및 조선산업 등에 판매하고 있는 한편, 자회사는 스테인레스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현대비앤지스틸과 선재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종합특수강, 자동차용 강판 절단·프레스 가공 및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해외스틸서비스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은 경영이 악화되면 사업부문의 분할 및 자회사 매각 등 여러 가지 대책 마련을 위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신뢰와 배려, 타협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소비자경제신문 송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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