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5월 사업가 납치살인사건 주범
도피 9개월 만에 충남 아산에서 체포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주가조작과 무자본M&A 폐해” 주장

경찰이 25일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을 검거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경찰이 25일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을 검거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 이송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50대 사업가 납치살인사건 주범이 구속됐다.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이 도피 생활 9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7일 국제PJ파 조규석에 대해서 “범죄 혐의가 중하고 장기간 도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이 필요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해자 박○○씨는 지난해 5월 19일 광주광역시에서 국제PJ파 조규석을 만났다. 조규석은 노래방에서 박씨를 감금하고 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와 공범 김○○(66)씨와 홍○○(62)씨에게 시체를 버리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규석 일당은 이튿날 새벽 1시께 술에 취한 박씨를 차에 태워 서울로 데리고 갔다. 차를 운전했던 조규석의 동생(59)은 혼자서 광주로 내려갔고, 공범 김씨와 홍씨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시체를 버렸다. 경찰이 발견한 박씨 시체에는 구타 흔적이 있었고 손과 발은 묶여 있었다. 조규석은 5월 23일 경찰에 자수하겠다고 말한 뒤 잠적했다.

주범 조규석이 도피한 가운데 공범 김씨와 홍씨는 자살 소동을 벌이다 검거되었다. 의정부지법은 지난해 12월 12일 상해치사와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김씨에게 징역 12년, 홍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다음날 광주지법은 조규석의 동생에게 납치살인 사건에 가담한 혐의(공동감금)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과 법원은 차에 오줌을 받기 위해 깡통을 준비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계획적인 범죄로 파악했다.

조규석은 지난해 연말 지인에게 “올해는 환갑잔치를 못 하겠다”는 문자를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2006년 건설사 사주 납치사건을 일으켰던 조규석은 자가용과 신용카드 대신 대중교통과 현금만 쓰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경찰청은 올해 1월 1일부터 조규석을 경찰청 중요지명피의자 종합공개수배 명단에 포함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조규석의 도피를 도운 사람과 차량을 밀착 추적한 끝에 25일 오전 9시 30분께 충남 아산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조규석을 체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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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조규석을 붙잡아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 옮겼다. 취재진이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고 묻자 조규석은 “이번 사건은 주가조작과 무자본 M&A의 폐해다”고 대답했다. 범행동기가 무자본 M&A와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조규석은 납치살인 사건에 대해서 폭행을 인정했지만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규석의 도피를 도왔던 사람도 수사할 방침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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