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에 이어 라임까지 부정적인 이미지 어떻게 씻을까

백년은행 우리은행이 또 소비자 피해 문제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창립기념행사. (사진 = 우리은행 제공)
백년은행 우리은행이 또 소비자 피해 문제의 중심에 섰다. 사진은 창립기념행사. (사진=우리은행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소희 기자] 최근 방카펀드 및 사모펀드 등 제도 도입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금융상품들이 소비자 피해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라임사태에서 소비자 피해금액이 가장 큰 은행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독일 DLF 사태를 거치면서 고객 중심으로 성과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DLF 배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어떤 입장을 밝힐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년말 기준 라임의 환매연기 펀드는 4개 母펀드 및 그와 母·子 관계에 있는 173개 子펀드, 1조 667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173개 子펀드의 판매사는 19사로 총 1조6679억원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우리은행이 판매액 3,577억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개인 판매액 9,943억원 중 우리은행 판매액은 2,531억원으로 역시 1위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DLF 사태에 앞에서 고객신뢰 회복의 첫 걸음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을 주문했던 손태승 회장의 어깨가 또 다시 무거워진 것이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12월 23일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연말 마무리 영업에 대한 당부와 함께 DLF 배상과 관련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자산관리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자산관리Biz 혁신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소비자보호를 위한 ‘자산관리 영업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영업현장 직원들이 실천다짐 서약서를 손 회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앞서 지난해 11월 18일에는 손태승 회장이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2020년 경영목표를 신뢰, 혁신, 효율로 설정하고, 외형 위주 영업 탈피 및 고객 중심으로 성과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하는 혁신방안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번 KPI제도 전면개편은 독일 DLF 사태를 거치면서 일어난 자성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객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고, 기존의 외형 위주 영업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고객중심, 내실위주 영업으로 은행의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2020년도 영업점 KPI 혁신안의 주요 개편방안은 ▲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해, 영업점 부담을 덜어주면서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고객 수익률, 고객케어(Care) 등 고객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해, 고객중심 영업문화가 정착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하며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부분은 종전에 별도로 운영했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폐지해 조정 RAR(위험조정이익)로 단일화하고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해 단기실적보다는 꾸준한 고객기반 확대가 더 우대받는 방향으로 개선토록 했다.

이번 KPI 제도개선으로 본점의 영업추진 방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손 회장은 여·수신, 펀드, 방카, 카드 등 사업그룹 상품별로 본점에서 영업점에 목표를 배분하고 실적을 독려하기보다는, 오히려 고객과 영업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본부 부서 간 상품·서비스 R&D 경쟁이 한층 강화돼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또한, 손 회장은 고객자산관리 부문의 강력한 혁신을 위해 WM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누어진 자산관리 조직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상품과 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관리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등 조직개편의 큰 틀을 밝혔다.

손태승 회장은 이날 KPI와 조직개편 방향을 직접 밝히면서 “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실행에 주저했던 과제들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혁신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변화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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