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철 대표, “인격 존중하는 기업의 성공이 사회의 풍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 허영철 회장 (사진 = 녹십자홀딩스 제공)
故 허영철 회장 (사진 = 녹십자홀딩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소희 기자] 기업의 발전을 위한 무조건적인 성장 주도의 리더십이 한계 상황에 봉착한 가운데 인본주의적인 리더십이 존경을 받는 시대가 됐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회사의 분위기는 인격을 존중하는 리더십에서 나온다. 기업의 수익보다는 환자의 인격을 존중하는 환자중심주의도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동물실험을 넘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 대한 문제의식도 나타나고 있다. 또 신약 개발에 있어서도 식물성 약재를 원료물질로 사용하는 것에 호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서구 선진국 수준의 성숙한 인본주의가 제약업계에 자리잡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점진적인 성숙을 통해 차츰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GC녹십자가 추구하는 기업정신의 본질과 목적을 명확히 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작지만 중요한 목적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도 인격이 있는 만큼, 높은 인격을 갖춘 기업으로서 기업의 성공이 구성원과 사회의 풍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업 내부에서 인격을 존중하는 풍토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사회의 풍요로 이어질 수 있어야 우리 사회 안에서 치료와 치유문화가 확산될 수 있고 제약업계의 사업기반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격 존중 문화는 지키기 어렵지만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뜻은 고 허영섭 전 회장의 경영론에서 나왔다.

국내 백신주권과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헌신했던 고 허영섭 전 녹십자 회장은 국내 생명과학 분야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생명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서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 개발’에 매진하며 필수의약품의 국산화를 이룩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이러한 고인의 헌신은 B형간염백신,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등의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고, GC녹십자를 혈액분획제제와 백신분야에서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지난 2009년 전세계를 공포로 내몰았던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적시에 전량 국내 공급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백신 자주권을 확보해 국가 보건안보에 큰 공적을 남겼다.

고 허영섭 회장은 회사의 성장을 통해 거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환자중심주의도 실현했다.

지난 1990년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진료비 지원, 환자 조사 및 등록, 재활을 지원하며 혈우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1983년 ‘목암생명공학연구소(현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을 할 때에는 민족주의 정신과 인재 양성에 대한 품은 뜻을 드러냈다.

생전 허 회장은 “먼지가 쌓여도 이 땅에 쌓이게 해야 한다”며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다른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민간 연구재단을 설립해 사회에 환원하여 국내 생명과학 연구기반 조성과 후학양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현재에도 백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 연구개발 투자 확대 및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을 내세워 해외시장 진출을 가세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다비듀오’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로타칸’을 비롯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피딜’,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 등의 판매계약을 통해 축적된 마케팅 및 영업역량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녹십자홀딩스의 인격존중문화가 한국사회의 풍요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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