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메르스 때 비해 소비심리 지나치게 위축”
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인하 시기상조 메르스 때와 달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민병태 기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물경제 파급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성장률 하락과 금리인하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서울 은행회관 중회의실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정 부분 실물경제 파급 영향은 불가피해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실제 파급 영향을 넘어선 지나친 공포심과 불안감으로 경제소비심리 위축이 크다. 이제 정상적인 경제·소비 활동을 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거듭 “메르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와 비교해 지나치게 소비가 위축된 감이 있다. 오프라인 소비가 많이 줄었지만 온라인 소비는 굉장히 많이 늘어 그 파급 영향을 비교해 볼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소비진작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언급했다.

또 금리인하를 요구받는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선 “시중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감독원은 이를 위한 면책 방안을 보완해 강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미친 경제활동의 위축과 맞물려 성장률 조정 여부에 대해선 “외국인 관광객이나 소비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아직 (피해 정도를) 수치로 말할 상황은 아니다”며 “작년 연말 설정한 성장률 목표치(2.4%)를 조정할 적절한 단계가 아니며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중국경제와의 높은 연관성과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조를 맞췄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에 대해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통화정책의)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금리인하도 코로나19가 미칠 경제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메르스 사태 당시 금리인하 전례에 대해선 “그때는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기에 들어섰을 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 단계에 있다. 2015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이 미치고 있는 대내외 경제활동과 소비심리가 위축을 우려하면서 올해 1분기에도 재정의 적극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열었다.

구 차관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주요 제조업 공장 가동이 제한되는 등 대내외 경제활동 및 소비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올해 1분기에도 작년 4분기에 이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파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올해 책정된 기존 방역대응예산 208억원을 집행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추가로 투입될 예산에 대해선 목적예비비 2조원 내에서 추가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