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으로 전통명가 자존심 회복”

대우증권은 요즘 10월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신용등급 A등급 상향조정 등 화제를 모으면서 다시 한번 국내 증권업계 종가(宗家)로서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1999년 대우사태 이후 처음으로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선두를 기반으로, 고객기반의 확충, 예탁자산의 증대를 통해 1등 증권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대우증권의 CEO로 손복조 사장이 취임한 후 증권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이자 조직의 근간이 되어야 할 사업으로 브로커리지 부문임을 모든 임직원들에게 분명히 제시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과거 전통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러한 약진 때문일까?
인터뷰에서 만난 손 사장은 “최근 대우증권의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는 바로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과거 전통 명가의 자존심, 1등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CEO를 비롯한 전임직원들이 전사적 공감대와 함께 조직 몰입도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에 적극 힘써 온 결과일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 6월 LG선물 사장에서 친정인 대우증권의 사령탑으로 복귀한 손 사장은 그동안 맥주단합대회와 등반대회 등 직원들과의 교류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전국을 10차례 이상 순회하는 ‘사장과의 대화’ 시간을 가져 주목 받았다.
그는 솔직담백한 성격답게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 왔으며 아마도 모든 직원들에게 술 한잔씩은 권했을 것이라는 게 대우증권 홍보담당자의 귀띔이다.

이같은 손 사장의 행보는 증시침체로 증권사들의 애로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CEO로서 직원들에게 자신감과 목표의식을 심어줬으며 이는 영업성과로 나타났다.
직원들에게 능력 발휘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과거 일등 증권사의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목표를 제시하고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손 사장은 CEO와 직원들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1984년 대우증권에 입사‘대우증권맨’으로 살아온 손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자답게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답변을 해 나갔다. 또박또박 정확한 말씨에 간혹 옅은 웃음을 짓는 손 사장은 말투에서도 절제와 자신감이 느껴졌다.



- 대우증권이 지난 1999년 대우사태 이후 5년만에 증권업계 1위를 탈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비결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지난 6월 11일 대우증권 사장에 취임한 이래 끊임없이 생각해 온 경영 화두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대우증권의 최근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는 바로 그러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취임하면서 단기적으로 볼 때, 증권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이자 조직의 근간이 되어야 할 사업으로 브로커리지 부문임을 모든 임직원들에게 분명히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타사 보다 앞선 각종 제도개선과 정책적 변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명확한 목표 제시, 임직원 모두의 철저한 팀웍 발휘, 비전의 공유가 있었기에, 생각보다는 빨리 선두 회복의 영업성과가 나타난 것이죠.
이제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선두를 기반으로, 고객기반의 확충, 예탁자산의 증대를 통해 진정한 그리고 지속적인 1등 증권회사를 이루는데 전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 대우증권은 국내 증권업계를 선도하는 증권사로 알고 있습니다. 21세기 초우량 종합금융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우증권 CEO로서 2005년도 중점 경영목표는 어떻게 되는지요.

▲ 우선 대우증권의 목표는 업계 최고의 증권회사로서 확고한 위상을 확립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는 바로 과거 1등 증권사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빠른 시간내에 브로커리지와 IB 부문 등은 이미 업계의 수위권에 올라섰습니다. 이들 부문은 앞으로 더욱 확고한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인력 확충 등을 통하여 새롭게 인프라를 구축한 Dealing과 Trading 부문을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비용 효율적으로 인프라를 재구축한 자산관리 부문에 있어서도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확립해 나갈 예정입니다.

- 취임한 이래 끊임없이 생각해 온 경영 화두가 ‘선택과 집중’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대우증권 CEO로서 갖고 계신 경영철학이 궁금합니다.

▲ 무릇 조직이 잘 되고자 한다면 모든 구성원이 맡은 바 위치에서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충만해야 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발휘하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수 있는 ‘혼(魂)’을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평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도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회사 생활에 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CEO와 직원들 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중시합니다.
직원들과 직접 대면하여 CEO의 경영방침을 전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경영의 효율성을 배가시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지난 6월 11일 취임 이후 지역본부장과 지점장을 대상으로 한 워크샵을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임원들과 본사 부서장들과의 진지한 토론의 장을 가졌습니다. 또, 전국 지점을 순회하며 ‘CEO와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우선적으로 직원들의 다양한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하여 같이 호흡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나름의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경쟁 하에서 대우증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 대우증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업의 성격은 금융서비스업이면서 지식정보화 산업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우증권은 그동안 ‘증권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큼 증권업계에 뛰어난 인재들을 배출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도 이러한 인력 양성 시스템은 건재하고 어느 증권사보다 많은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열정과 도전의 기업문화도 대우증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과 같은 하드웨어는 어느 증권사나 갖출 수 있겠지만, 그 시스템이 성과를 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우증권은 시스템의 성과를 보증할 만한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사실 시스템은 모방할 수 있어도 소프트웨어는 모방할 수 없는 게 아닐까요. 그것이 바로 대우증권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이고 그 때문에 대우증권의 경쟁력은 여느 회사와 비교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 보통 규모가 큰 기업의 CEO들은 회사의 가치증대를 제1순위로 고려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끝으로 사장님께서 생각하는 CEO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 우선 CEO의 역할은 조타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CEO가 한 번 방향을 잘못 잡으면 목적지에 제대로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죠.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방향을 바꿨을 땐 이미 늦은 것입니다.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올바른 전략방향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CEO가 전략방향만 잘 수립한다고 해서 회사가 잘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직원들이 열과 성을 갖고 열심히 맡은 일을 해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EO는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점검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일부 CEO는 결과만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렇게 되면 직원들의 반발만 사게 되는 경우도 있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런 것보다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사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대우증권 손복조대표이사 주요 프로필>
1951년 경주 출생, 서울대 문리대 졸업(74년), 대우증권 입사(84년), 동경사무소장(90년), 기획담당임원(96년), 재무담당임원(98년), IB 지점영업· 리서치·IT담당 임원(99년), LG투자증권 국제 및 법인영업 사업부장(2001년), LG선물 대표이사 사장(2002년), 대우증권 대표이사 사장(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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